덕수궁-돈덕전

어느날 덕수궁에 갔다니 너무 이쁜 건물이 복원되어 있었다. 바로 '돈덕전'이었다. 돈덕전은 작년에 개관하였다. 건물에서 번쩍번쩍 빛이 난다. 돈덕전은 1902년 고종 즉위 40년 기념에 맞추어 대규모 국제 행사장으로 지어졌다.

 

돈덕전은 건물 외부 뿐만 아니라 건물 내부도 관람할 수 있는 기념관이었다. 돈덕전 전시는 09:00~17:30까지 진행되며, 월요일을 제외하고 개방한다. 건물외부는 덕수궁 개관시간인 09:00~21:00까지 관람가능하다.

 

 

돈덕전은 고종의 40주년 기념 예식을 위해 신축한 건물이다. 서구 열강을 상대로 대한제국의 위상을 높이고 중립국가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었지만, 콜레라의 창궐과 러일전쟁의 시작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이후 외교사절과 연회 장소등으로 활용되었다.

 

돈덕전의 돈덕은 '멀리 있는 자를 회유하고 가까이 있는 자를 길들이며, 덕이 있는 자를 후대하고 어진자를 믿으며 간사한 자를 막으면 사방의 오랑캐들이 복종할 것이다'라는 서경의 구절에서 '덕이 있는 자를 후대하'기 위해 지은 장소였다.

 

1층의 상설전시실에서는 화려한 미디어 영상이 제생되고 있었다. 영사관들의 고종의 알현과정과 연회장면이었다. 내부가 너무 이쁘게 꾸며져 있었고, 현대적인 전시를 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게다가 쉴 공간도 너무 많아 덕수궁을 돌아다니느라 아픈 다리를 쉴 수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서 휴게공간에서 휴식을 취했는데, 덕수궁의 예쁜 모습들이 표현되어 있었다.

 

2층의 상설전시 2관이 메인 전시실로 대한제국의 근대 외교의 역사에 대해 전시하고 있었다.

 

1) 1875년 일본의 운요호 사건을 계기로 1876년 조일수호조규가 체결되었다. 최초의 근대적 조약이었지만 조선에 대한 불평등한 조약이었다. 조선은 이후 일본에 수신사를 보내 일본의 근대적 제도와 문물을 살펴보았다.

 

2) 제너럴셔먼호 사건 이후 미국은 조선의 개항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졌고, 제물포에서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되었다.

 

3) 1882년 임오군란을 계기로 일본과 제물포조약 체결한 후 서울에 일본 군대가 파견되었다.

 

4) 1884년 갑신정변의 결과로 청일 양국의 군대가 조선에 주둔하게 되었다.

 

5) 1885년 영국 해군은 러시아의 남하를 막는다는 명분 아래 거문도를 점령하였다. 이로써 한반도를 사이에 두고 영국과 러시아의 대립이 시작되었다.

 

6) 1894년 조선을 사이에 두고 청과 일본의 대립이 심화되었고, 청일전쟁이 일어났다. 청일전쟁에서 패한 청은 일본에 시모노세키조약을 채결한 뒤 조선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였다.

 

7) 조선이 러시아를 이용해 일본을 견제하려고 하자 일본은 1895년 을미사변을 일으켰고, 고종은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겼다. 1897년 고종은 경운궁으로 거처를 옮긴 후,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에 즉위한다.

 

8) 한반도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하여 러시아와 일본의 세력 경쟁이 치열해지자 대한제국은 여러 나라에 국서를 전달하고 독립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러나 결국 1904년 러일전쟁이 발발하였고, 대한제국은 전쟁의 장이 되어버리고 만다.

 

9) 1905년 대한제국 외부대신 박제순과 일본 특명전권공사 하야시 곤스케가 주도하여 을사늑약이 맺어졌다. 이는 고종이 끝까지 늑약 체결을 거부했다는 점, 고종 황제의 위임장을 받지 못한 외부대신 박제순의 도장이 찍혀 있다는 점 등으로 불법적으로 맺어진 협정이었다.

 

10)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이 박탈되자 고종은 늑약의 무효를 주장하기 위하여 미국인 헐버트를 대한제국의 특사로 임명하였다. 그러나 헐버트를 통해 고종의 친서를 받은 열강들은 이를 외면하거나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11) 대한제국은 네덜란트이 만국평화회에 특사들을 파견하였다. 네덜란드에 도착한 이준, 이상설, 이위종 일행은 각국 대표들에게 탄원서를 보냈지만 열강들은 이를 외면하였고, 결국 특사들은 만국평화회의 참석을 거부당했다. 일본은 특사파견이 을사늑약을 위반했다는 구실을 내세워 1907년 고종을 퇴위시켰다.

 

12) 1910년 8월 22일 조선통감 데라우치 마사타케는 대한제국 총리대신 이완용과 한일병합조약을 체결하고 1주일 후인 29일에 이를 공표했다. 경술국치 후 대한제국의 외교는 사라진다.

 

아카이브실에서는 이렇게 프라이빗한 장소에서 자료를 열람할 수도 있었다.

 

2층으로 가면 외부 난간으로 나갈 수도 있어서 덕수궁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대한제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가슴이 늘 먹먹해진다. 우리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이따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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