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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전시관 탐방하기

간송미술관-보화각1938

by 쫑쌤 2024.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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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년 전 대학생 때 간송미술관 관람을 갔었다. 일제시대 때 한 개인이 미술품을 사들여 전시를 운영했다고? 게다가 신사임당, 김홍도, 신윤복, 정선의 작품이 있다고? 당시에도 놀라워했던게 기억이 남는다.

 

신사임당의 작품. 꽃과 나비, 도마뱀, 귀뚜라미 등이 그려져 있는 초충도이다.

 

겸재 정선의 작품. 연보랏빛 국화가 피어있는 가을날, 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방아깨비의 동작을 바라보고 있다.

 

신윤복의 작품. 단옷날 그네를 타는 여인주위로 여자들이 멱을 감고 있고, 바위 틈에 숨어든 동자승 둘이 이 모습을 몰래 지켜보고 있다.

 

몇 년 전에 간송미술관에 한번 들러볼까 하니, 공사때문에 전시가 없다고 들어서 아쉬워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간송미술관 재개관전을 한다.

 

'보화각 1938'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간송미술관의 건물인 보화각을 리모델링 하면서 보화각의 설계도 등이 전시에 포함되었다. 전시일자는 2024.05.01.~ 06.16.이다. 원래도 1971년부터 간송미술관을 봄과 가을 정기전시가 있었는데, 이제는 앞으로도 계속 봄과 가을 정기전시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시는 무료이나 인터파크티켓에서 예약을 해야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아래의 사이트에 들어가면 전시링크가 나온다.

 

http://kansong.org/

 

나는 교육프로그램+전시 티켓 패키지를 예약했다. 전시관람 전 20분간 이번 전시에 대한 해설을 듣고, 전시를 관람하였다.

 

이 건물이 이번 전시의 주인공, 보화각. 보화각은 빛나는 보물을 간직한 곳이라는 뜻으로 많은 유물을 전시하고 소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1938년에 완성되었다.

 

간송 전형필(1906~1962)은 역관이자 서예가였던 위창 오세창(1864~1953)을 1928년 만나게 되었다. 오세창은 일제시대에는 독립운동가로 활약하여 만해 한용운과 함께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1인이었다. 이후 전형필은 오세창의 문하를 드나들며 미술작품에 대한 감식안을 기르게 되었다. 오세창은 1938년 보화각 설립 때 전형필을 위해 '보화각'이라 이름을 지어주고, 현액을 써서 선물했다.

 

 

전시관 내부는 촬영이 금지되었다.

 

이 전시에서의 하이라이트는 보화각의 청사진(설계 도면)이다. 당시 경성에서 가장 잘나가는 건축가 박길룡은 보화각의 설계에 참여했다. 이번전시에서 이 도면을 최초공개하였다.

 

또한 보화각 진열장 제작을 위한 전형필의 스케치, 그리고 그 도면도 전시되어있다. 전형필은 정사각형 패턴의 목재바닥, 근대풍의 둥근 전등, 자단목으로 제작한 진열장 등 덕수궁 미술관 개관 당시의 모습을 참고하여 지금의 간송미술관 내부를 꾸몄다. 지금의 덕수궁 미술관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을 지금의 간송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당시 제작한 목재 진열장을 지금도 보완하여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2층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전형필의 자필 '일기대장'이다. 이것은 작품을 구매하거나 전각 재료 구입등에 관련한 회계장부이다. 전형필이 수집한 간송 컬렉션의 규모와 형성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워싱턴에 방문하여 기차를 보고 놀란마음에 그렸던 화차분별도도 인상깊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풍경화라 할 수 있겠다.

 

가장 시선을 사로잡았던 작품은 호접도였다. 이 작품의 작가인 남계우는 나비를 잘 그렸던 화가로 실제로 나비를 잡아 정밀하게 관찰하여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나비가 실제와 가까운 움직임,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

 

오랜만에 간송미술관을 돌아보며, 아무리 부자라 하더라도 자신의 재산을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지키는 데 사용한 그 마음에 존경심이 들었다. 이제 앞으로 매년 봄, 가을 정기전시를 한다고 하니 가을 10월에 다시 한번 방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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