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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전시관 탐방하기

이상의 집

by 쫑쌤 2024.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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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에 오면 들르는 곳이 하나 꼭 있다. 바로 '이상의 집'. 시인 이상이 살았던 집인데, 문화유산국민신탁에서 관리하는 곳이다. 이전에 이상이 살았던 곳을 전시관으로 만든 곳이다.

 

운영시간은 매일 10:00~18:00 (점심시간 12:00~13:00)이고, 설, 추석연휴 제외한다.

 

실내에는 이상의 흉상과 초상화가 있고 그의 작품을 연대별로 보관한 아카이브가 한쪽 벽면에 설치되어 있어 이상의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이상은 1930년대 모더니즘 작가이다. 어려서부터 그림에 재능을 보였으며 건축과를 졸업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수학에도 재능이 있었다. 19세에 이상이라는 필명을 얻게 되었다. 이상의 삶은 자신과의 치열한 내부 싸움과 폐결핵이라는 병과의 싸움의 연속이었으며, 아무도 그의 시를 이해해주지 못한 외로운 천재였다. 28세에 사망하였다.

이상의 시를 볼때면 우리는 당혹스러움 그 자체를 느낄 수 있다. 

 

오감도(烏瞰圖)

 시 제 1 호
 
13인의아해(兒孩)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4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5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6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7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8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9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0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1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13인의아해는무서운아해와무서워하는아해와그렇게뿐이모였소.
              (다른사정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적당하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지아니하여도좋소.

 

전시관 내부의 검은색으로 도색된 큰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빛이 없는 어두운 공간 속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온다. 어두운 시대상과 그가 처한 현실 상황에 한 줄기 자유를 갈망하는 감정을 공간으로 잘 표현했다고 극찬 받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처음 개관했을 때부터 몇 번 온 곳인데, 어느새 지붕이 이름모를 꽃 씨가 날아와 자리잡고 있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이상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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