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

예전에 불국사와 석굴암을 방문했을 때는 각각 관람료가 있었는데, 2023년 문화재보호법이 실행된 이후에는 모두 무료관람으로 바뀌었다.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하거나 관리하며 방문객들에게 관람료를 받아온 전국 65개 사찰들이 민간 단체가 국가지정문화재 관람료를 감면하는 경우 그 비용을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게 되었기 때문에 무료 입장으로 전환한 것이다.

 

뚜벅이인 나로서는 불국사는 도심과 떨어져 가기가 굉장히 어려웠다는 기억이 있었는데, 이번에 버스로 가보니 버스간격이 10~15분 정도여서 갈만했다. 내가 경주를 방문했던 시기가 대릉원 벚꽃축제기간과 겹쳐서 그런지 많은 외국인과 한국인 관광객이 경주를 찾아는데, 이들과 함께 기다리는 버스여서 그런지 외롭지 않았다.

 

 

개관시간 : 매일 09:00 ~ 18:00

불국사는 매시각 정각에 해설이 있다. 해설을 들으면 그 장소에 대한 역사나 의의, 건물의 디테일을 볼 수 있어 좋다.

 

불국사는 신라 경덕왕[751]에 당시 재상이었던 김대성이 창건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임진왜란 때 대부분의 건물이 불타버렸지만, 복원된 현재의 모습을 통해 다보탑과 석가탑, 청운교, 백운교 등 사람들이 돌을 다루는 솜씨를 엿볼 수 있다.

 

가국식석축[화강암석을 마치 나무로 가구를 짜듯이 구성하는 것]을 통해 신라건축의 정밀함을 볼 수 있다.

 

대웅전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계단이 1단, 2단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를 청운교과 백운교라 하는 데, 이는 사실 계단이 아닌 다리이다. 다리 아래의 일반인의 세계와 다리 위의 부처의 세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대웅전에는 두 탑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나는 단아한 석가탑, 다른 하나는 화려한 다보탑이다.

 

늘 헷갈리는 석가탑과 다보탑. 10원짜리 동전에는 무엇이 새겨져 있을까?

 

 

화려한 다보탑은 통일 신라 미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불교의 탑은 절의 부속장식이 아니라 부처님과 동일한 예배의 대상이다. 탑이 완성될 때 스님들은 탑 안에 사리를 봉안했다. 성물인 부처님의 사리는 아름다운 사리 용기에 모셔져 갖가지 공양품과 함께 탑 안에 봉안되는 때 이것을 사리장엄이라 한다.

 

 

원래 다보탑에는 네 마리의 사자상이 있었지만, 세마리는 사라지고 코가 훼손된 한 마리의 사자상이 다보탑을 지키고 있다. 이미 일제시대 때 탑을 완전히 해체, 보수하였고 이에 대한 기록이 전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탑 안에 어떠한 물건들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석가탑은 우리나라 일반형 석탑을 대표한다. 아사달과 아사녀의 사연이 숨겨져 있어 무영탑이라는 별명도 있다. 1966년 석가탑의 해체 작업에서 사리장엄으로는 여러 가지 물품이 나왔는데 그 중에는 세계 최고의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있었다.

이 사리장엄은 옆에 불국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 촬영은 금지다.

 

경전에는 석가탑과 다보탑과 함께 대웅전이 있다. 가로 5칸, 세로 5칸 25칸인 목조건물이다. 무거운 지붕을 받치기 위해 세칸의 공간포가 인상적이며, 용머리 조각들이 장식되어 있었다.

 

뒷담장에는 화려하게 목련이 피어있었다. 아직 벚꽃이 핀 시점이 아니라서 목련이 눈에 띄었다.

 

극락전에는 돼지도 숨어있었다.

 

다 돌아보니 역시 와보길 잘했어. 너무 멋있다. 라는 말이 나왔다.

 

이제 석굴암으로 출발해볼까 하던 찰나에 불국사 박물관이 보였다. 석가탑의 사리장엄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들렀다. 2000원의 관람료를 내야 하는데, 복작복작한 불국사를 돌아보고 쉬는 시간 겸 들려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안의 휴식실에서 조용히 앉아 있던 게 힐링의 시간이었다.

 

아래는 석굴암 방문기이다.

2024.06.23 - [분류 전체보기] - 석굴암

석굴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