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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전시관 탐방하기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에 다녀와서

by 쫑쌤 2024.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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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생존자들이 겪었던 역사를 기억하고자 만들어진 박물관이다. 더불어 일어나고 있는 전시성폭력 문제에도 관심을 촉구한다.

 

사실 너무나도 슬픈 주제의 박물관이어서 몇번을 갈까말까 망설였던 곳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용기를 내서 방문했다.

입장료를 결제한 후, 오디오 가이드와 함께 전시를 둘러볼 수 있다.

 

 

거친 돌길을 걷는 소리, 고개를 점차 숙이는 여자아이들, 나는 여기에 있다라는 할머니들의 모습. 지하공간의 전시실로 들어서며 그 시절의 어두움을 향하는 느낌이었다.

일제강점기 수많은 사람들이 공장과 전쟁터로 끌려갔다. 소녀들도 공장에 일하러 간다는 등 여러가지 명목으로 억지로 끌려갔다. 소녀들이 도착한 곳은 '위안소'였다. 위안소는 일본군이 직접 설립한 경우가 많았으며 점차 커져 가는 전재오가 함께 민간업자들도 위안소를 운영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민간업자의 개입은 일본군의 대리인에 불과했고, 여성에 대한 집단 강간이 전쟁을 빌미로 국가에 의해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다. 전쟁에서는 강간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성들은 집단적으로 동원하여 조직화된 제도로 장기간에 걸쳐 강간을 행한 사례는 일제강점기의 일본이 유일무이하다.

 

고생고생하며 돌아온 '위안부'여성들은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이 심각했다. 그녀들은 스스로를 죄인으로 여기며 숨죽여 살았다.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임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김학순 할머니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후 한국정부에는 234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등록되었다. 생존자들과 지역사회, 각계의 후원을 통해 연대행동으로 확대되었다.

 

지금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시위대의 바람은 크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상규명을 확실히 하하. 그리고 공식 사과하라.

2. 위안부 할머니들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시키고, 법적배상하라.

3. 일본 교과서 등에 실어 역사를 제대로 알고, 참회하라. 

 

 

전시관 한켠에는 김복동 할머니의 여성운동에 대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잊어버릴만 하면 그 말을 되새기고 되새기니까 화가 확 나. 늙은 사람은 과거사를 다 잊어버려야 하는데, 묻는 사람들 처음 묻지. 우리는 한 말을 또하고 또하고.'하며 눈물짓는 김복동 할머니의 영상을 보며 나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영화 아이캔스피크도 생각났다. 이 영화를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호소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마당 아래에는 또다른 피해자들의 전시가 있었다. 1964년부터 1973년까지 베트남전에 한국 군대가 파병되었고, 우리 또한 여성들을 유린한 역사가 있었다. 이 역시 진상규명과 사과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았다.

 

잘못한 일에 사과하고, 배상하고, 잘못된 역사에 부끄러워 하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이 블로그를 쓰기 위해 기사를 찾아보다가 댓글에 위안부의 역사를 부정하는 글을 보고 너무 놀랐다. 너무 마음 아픈 전시였지만, 외면하지도, 잊어서도 안됨을 가슴속에 깊이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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